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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스토리/IT뉴스&이야기

국내 와이브로 시장 활성화 '답답'

이설영 기자 (ronia@zdnet.co.kr)   2008/08/03

휴대인터넷 서비스인 와이브로의 상용 서비스가 시작된 지 2년이 지났다. 와이브로는 최근 3세대 국제 표준으로 채택되고 4세대 주파수 대역으로 선정돼 해외 성과가 뚜렷하지만, 국내 서비스 활성화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KT 와이브로 서비스 가입자는 2008년 6월 현재 20만6,000여명. 지난해 12월에 10만6,000여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약 10만명의 가입자가 증가했다.

최근에는 가톨릭 중앙의료원의 통신망 통합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음성통화 기능을 넣기로 했다. 이에 따라 KT는 와이브로망을 통해 병원내 인터넷전화(VoIP), 무선호출기, 휴대폰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 KT와 소리바다는 와이브로 음악서비스 개발을 위한 음악서비스 협정서를 체결, 소리바다의 음악서비스를 다양한 형태의 와이브로 단말기에서도 구현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네덜란드 초고속 무선인터넷 사업자 월드맥스가 지난 6월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와이브로 상용 서비스를 본격 개시했다.

포스데이타도 우즈베키스탄에 기지국, 제어국, 망 관리시스템, 단말 등을 공급하기로 했다.

특히 미국 3위 이통사인 스프린트넥스텔은 구글, 인텔, 타임워너, 클리어와이어 등과 함께 와이브로 사업을 전담하기 위한 145억달러 규모의 합작벤처를 설립키로 했다. 이 합작벤처는 기존 음성 통화와 함께 올해 말부터는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국내 시장 활성화가 '과제'

와이브로가 '모바일 와이맥스'라는 이름으로 해외에서 거두고 있는 성과 만큼 국내 성장세는 뚜렷하지 않다.

KT 가입자가 6월말 기준으로 20만여 명, SK텔레콤이 2,000여 명에 머물러 있다. 와이브로 가입자가 크게 늘지 않는 것은 서비스 지역이 수도권에 한정돼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와 함께 이동중에 초고속인터넷 이용해야 할 만한 사용자 층이 두텁지 않은 것도 한몫을 차지한다.

KT 와이브로를 기준으로 현재 와이브로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은 서울 및 분당 지역 뿐이며, 5대 광역시(부산, 대전, 대구, 광주, 울산)와 수도권 19개시는 일부 지역에서만 한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오는 10월까지 수도권 19개시 전역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하지만, 전국에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하기까지는 아직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와이브로 서비스에 열성적인 KT도 전국 풀커버리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KT 관계자는 "전국민이 가정에서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가입자가 20만명 정도라는 것이 결코 적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사업자 입장에서도 가입자 수가 늘면 좋은 것이니 만큼 그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가입자 확대 폭과 미래의 성장 가능성 등을 따져본 뒤 네트워크 확대 등에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무턱대고 네트워크에 투자할 수 없다.

이 관계자는 "다양한 결합서비스를 출시하고 있고, 보다 많은 단말을 선 보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말한 뒤 "현재 KT와 SK텔레콤이 와이브로 사업자로 선정돼 사업을 진행 중인데 사업자 간의 경쟁을 통한 시장 활성화가 안 되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와이브로, 올 하반기가 '분수령'

와이브로 서비스 활성화는 올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오는 10월까지 수도권 19개시 전역에서 와이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부산, 대전, 대구, 광주, 울산 등 5대 광역시와 경기도 광주, 오산 등에는 특정 지역(핫존)에서 와이브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가입자 확보에 나선다면, 향후 커버리지는 전국으로 더욱 확대, 가입자 확보에도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와이브로 활성화를 위해 지난 3년간 6,700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1,2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현재 KT는 와이브로폰 3종, 모뎀 10종, UMPC 4종, 노트북 1종, PMP 2종의 단말기 라인업을 갖춰놓고 있으나, 하반기에는 성능이 개선된 웨이브2가 적용된 단말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전국민의 60%가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만큼 오는 10월에 이 지역 풀커버리지가 가능하니 가입자 증가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와이브로는 무엇?

와이브로는 시속 120km 이상으로 움직이는 상태에서도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세계 최초의 휴대 인터넷 서비스다. 해외에서는 '모바일 와이맥스'라는 이름으로 통한다.

해외 업체에 로열티를 부담하고 있는 CDMA 등과 달리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돼, 3세대 국제 표준 채택 및 4세대 주파수 대역으로 선정됐다.

지난 2006년 6월 서울 일부 및 분당 일대를 중심으로 세계 최초 상용서비스에 돌입했으며, 현재는 지하철을 비롯, 서울 전역과 수도권 주요 대학가에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다.

가입자당 평균 다운로드 속도 3Mbps, 업로드 속도 1.2Mbps 정도이며, 이는 HSDPA보다 3~4배 빠른 속도다. 오는 10월부터 수도권에 확대되는 와이브로 웨이브2가 시작되면 속도는 2배 가량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